권은비
도시 서사 아카이브 프로젝트-사는 산책은 남가좌동 인근의 아파트 주민 또는 지역 주민들과
동네를 < 걷기 >라는 행위를 통해 도시를 읽고, 자신의 도시 생활서사를 핸드폰이라는 미디어를 통해
도시 속의 삶과 공간을 기록 공유하는 프로젝트다. 지역주민들 개개인의 서사가 모여 지역의
집단 서사를 완성해가는 프로젝트다.
남가좌동은 2000년대에 지도가 바뀐 서울의 대단위 재개발 지역 중에 하나이다.지도가 변했다는뜻은 도시의 길과 풍경이 극단적으로 변한 도시라고 할 수 있다.도시 계획과 개발은 늘 거시적인 관점에서 진행되기 마련이고 도시생태계는 끊임없이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항시적이기 때문에 도시는 어제와 오늘이 늘 다르다.우리는 언젠가부터 도시를 몸으로 체험하기 이전에 핸드폰이라는 미디어를 통해 접하도록 변하고 있다.지도,부동산,아파트 매매 어플리케이션등은 이용자의 목적에 따라 충실히 도시를 보여주고 있다.이러한 미디어들은 도시를 숫자로 보도록 한다.장소 A부터 B까지 가는 시간,장소 C의 매매 또는 임대가격,D공간의 분양가등.
도시 서사 아카이브 프로젝트-사는 산책은산책자 닉네임 기희,산책,서대문커피공장님이 남가좌동을 산책하며 핸드폰이라는 일상적인 미디어로 도시를 기록하며 공동공간인 남가좌동에 얽힌 자기 자신의 서사를 공유하고 있다.산책자들은 산책을 시작한 순간부터 핸드폰 카메라로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남가좌동의 풍경을 담아냈다.우리는 늘 도시속에 살고 도시를 보고 있지만,정작 사람마다 도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도시의 무엇을 바라보는지는 알 수 없다.산책자들이 기록한 사진은 산책자들의 개인적 서사와 함께 관객들에게 미시적으로 도시의 찰나를 보고 읽기를 권유한다.
포스트코로나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많은 부분이 온라인미디어를 통해 예술활동이 진행되고 있다.이 프로젝트는 일종의 ‘스마트미디어’인 핸드폰이라는 일상적인 매체를 통해 1차적인 미디어,즉 인쇄미디어로 전환되는 과정을 가지고 있다.그 과정은 디지털이 아날로그 변환되고,도시 속을 신체적으로 물리적으로 산책하는 행위처럼 산책가들이 핸드폰으로 기록한 행위를 읽어내려가는 과정을 핸드폰 화면을 넘겨보는 행위가 아닌 종이를 넘기는 행위로 전환시키고 있다.이 프로젝트는 핸드폰속에 무심결에 기록된 수백장의 도시의 풍경은 그 희소성을 잃어버리고잊혀지게 될지 모르지만, 인쇄된 도시의 풍경은 언젠가 산책자들이 책장에서 자신이 살고있는 공간의 풍경을 다시 한번 사유해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